분류 전체보기 (177) 썸네일형 리스트형 말 한마디 건네는 게 그리 어려웠다. 말 한마디 건네는 게 그리 어려웠다. 이 한마디가 나를 그대에게 어떤 사람으로 각인시켜 줄지, 목 끝까지 차오른 단어들을 덜어내고 또 덜어냈다. 긴 새벽이 지나면 무릇 아침이 찾아오길 마련인데 내 새벽은 마냥 그렇지도 않았다. 짧은 울림 하나에도 그 마음 다르지 않았으니 쉽사리 뱉어낼 수가 없었다. 그렇게 밀도 높은 말을 꺼내지 못해 가슴속에 담아두던 사람은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해 조금씩 가라앉고 있었다. 글쓴이 -daru- 반딧불이 반딧불이 조르르 흐린 불빛으로 어두운 밤공기에 숨을 넣어본다 꺼지지 않도록 미약하게 비춰내 본다 겨우내 바람 한 점에 휘청이다 바닥에 꼬꾸라질지언정 쉼 없이 날아본다 밝히지 못하는 어둠에선 이 또한 희망일 테니 글쓴이 -daru- 낙엽처럼 바스러져 스쳐 지나갈 사람이라면 낙엽처럼 바스러져 스쳐 지나갈 사람이라면 차라리 향기가 없는 조화를 사랑하겠어요 내게 시들지 않는 꽃을 주세요. 글쓴이 -daru- 너는 항상 그렇게 예쁜 모습만 보여 주곤 사라지지 너는 항상 그렇게 예쁜 모습만 보여 주곤 사라지지 가랑비 옷 젖어들듯 어느새 내게 스며들어 무거워진 내 몸뚱이는 어디에도 가질 못해서 주인 잃은 강아지처럼 주저앉아 네가 오는 길을 마냥 바라보기만 하게 되곤 해 그러다 내가 닿지 못하는 곳에서 미소 짓는 널 마주하는 날이면 괜스레 새벽에 달을 바라보며 시린 울음을 삼키곤 해 사계가 지나가고 같은 계절이 돌아와도 너는 이제 없겠지만, 초연한 내 기다림은 이곳에 남아 있을 거야. 글쓴이 -daru- 그해 여름은 참 뜨거웠다. 그해 여름은 참 뜨거웠다. 은근히 드러난 허리선이 야해서 내 팔로 가려줘야 했고 눈이 마주치면 장소가 어디든 상관없이 입술을 포개야 했다. 강렬한 태양 같던 네 눈빛을 바라보면 난 눈이 먼 것 같이 매혹에 걸렸고, 날 어디로 데려가는 것인지도 모른 채 구름 위를 걷는 듯 그냥 함께 걸었다. 우리의 여름은 그렇게 무르익어 갔다. 글쓴이 -daru- 네가 사랑스러워 안을 때마다 네가 사랑스러워 안을 때마다 돋아난 가시가 조금씩 내 몸을 파고들었어 찔려도 좋으니 매번 너를 감싸 안았고 결국에는 상처투성이가 되었지만 내 몸에 깊게 박힌 가시는 예쁜 흉터로 남아 기억될 거야. 글쓴이 -daru- 삭 삭 달이 보이지 않는 날 때문에 너를 빗대어 그리워할 수도 없는 날 글쓴이 -daru- 저무는 해에도 왜인지 그리 서럽게 울었다 저무는 해에도 왜인지 그리 서럽게 울었다 스러져가는 노을이 내 마음 같아서 붙잡아볼 수도 없어서 그렇게 서러이 울었다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기에 발만 동동 구르며 달님에게 빌고 또 빌었다. 글쓴이 -daru-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