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전체 글

(180)
네가 사랑스러워 안을 때마다 네가 사랑스러워 안을 때마다 돋아난 가시가 조금씩 내 몸을 파고들었어 찔려도 좋으니 매번 너를 감싸 안았고 결국에는 상처투성이가 되었지만 내 몸에 깊게 박힌 가시는 예쁜 흉터로 남아 기억될 거야. 글쓴이 -daru-
삭 달이 보이지 않는 날 때문에 너를 빗대어 그리워할 수도 없는 날 글쓴이 -daru-
저무는 해에도 왜인지 그리 서럽게 울었다 저무는 해에도 왜인지 그리 서럽게 울었다 스러져가는 노을이 내 마음 같아서 붙잡아볼 수도 없어서 그렇게 서러이 울었다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기에 발만 동동 구르며 달님에게 빌고 또 빌었다. 글쓴이 -daru-
신선한 바람 신선한 바람 맴도는 이른 여름밤 대학로 스스로 가둔 틀 안에서 네가 꺼내 줘서 오렌지빛의 조명에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시원한 바람이 우릴 감싸고 지나갔지. 마주 보는 얼굴이 부끄러워 괜스레 창밖을 보다가도 금세 다시 네가 보고 싶어져 쳐다보곤 했었어, 그러다 눈이 마주쳐 배시시 웃는 널 보면 그날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것인지도 모를 만큼 행복했어 네 목소리 한마디 한마디에 심장이 뛰어올라 살아있음을 느꼈어. 은근히 추운 밤이었는데 우리 마주 잡은 손은 참 뜨거웠어 함께 걷던 거리가 아쉬웠고 지구는 너무 좁았으며 너는 너무 예뻤으니 어찌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었겠어. 이제는 대학로에 발길이 닿아도 너를 볼 순 없겠지만 어디 가던 너를 볼 수 있을 거야. 함께 앉던 벤치에도 함께 밥을 먹던 식당에서도 ..
흐트러진 꽃잎에 잠겨 죽어 버리고 싶다 흐트러진 꽃잎에 잠겨 죽어 버리고 싶다 쌓이고 쌓여서 낙엽처럼 바스러지고 싶다 파도처럼 부서져 형태도 알아볼 수 없게 곱게 갈아져서 보이지도 않기를 글쓴이 -daru-
달빛에 매료되어 고요하던 길가에서 달빛에 매료되어 고요하던 길가에서 어린아이처럼 춤추던 너 순간 거리는 무대가 되고 달빛은 누리를 비춰 너의 손짓에 화려한 극이 열렸고 나는 너의 1열 관객이 되었어 막이 끝날 즈음 아스라이 올라오는 하늘은 내 마음을 선명하게 물들여 참 이상한 도시였지만 너무 예뻤어. 글쓴이 -daru-
아무 생각 없이 몸을 맡기고 떠나본다. 아무 생각 없이 몸을 맡기고 떠나본다. 그냥 이렇게 물에 떠다니듯이 흐르다 보면 어딘가에 닿겠지, 한데 아무리 빨리 달려도 그리움은 다시 나를 따라올 거야. 여전히 차갑고 싸늘한 기억으로 남아 있겠지만 조금 두려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적당히 따듯했으니, 나 그곳에선 너를 조금은 품어볼게. 어디를 가던 햇볕은 내리쬐니까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따스하게 내리쬐니까 한번 즘은 돌아볼게. 이 열차가 도착하면 나는 그곳에 뿌리내리고 새로 시작할 거야 앞으로의 햇살도 따스했으면 하니까. 글쓴이 -daru-
무얼 하던 유려하게 잘 흘러가기를 바랐다. 무얼 하던 유려하게 잘 흘러가기를 바랐다. 잎이 자라나고 꽃이 피고 또 지기까지가 어렸을 적엔 그저 당연한 줄 알았다. 여느 꽃이건 그저 시기가 되어서 피어나는 것인 줄 알았다. 여리고 새파란 이파리를 틔워내기 위해 얼마나 바둥거리며 살아왔으며 봉우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갖은 고초에도 흔들리지 않고 모아냈으며, 마침내 꽃을 피워 내기까지 몇 번의 죽을 고비들을 넘기며 잎이 타들어 가는 고통으로 피워냈을 것이라 그런 인고의과정을 그저 여느 들판에나 피어나는 꽃이구나 했던 순간이 참 어리고도 어리석었다. 잎이 뜯겨나갔던 꽃잎이 몇 장 남지 않았던 꽃을 피워낸 그대는 이미 그 자체로 존경스럽고 아름답다. 글쓴이 -daru-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