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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바람 맴도는 이른 여름밤 대학로
스스로 가둔 틀 안에서 네가 꺼내 줘서
오렌지빛의 조명에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시원한 바람이 우릴 감싸고 지나갔지.
마주 보는 얼굴이 부끄러워 괜스레 창밖을 보다가도 금세 다시 네가 보고
싶어져 쳐다보곤 했었어, 그러다 눈이 마주쳐 배시시 웃는 널 보면 그날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것인지도 모를 만큼 행복했어 네 목소리 한마디 한마디에
심장이 뛰어올라 살아있음을 느꼈어.
은근히 추운 밤이었는데 우리 마주 잡은 손은 참 뜨거웠어
함께 걷던 거리가 아쉬웠고 지구는 너무 좁았으며 너는 너무 예뻤으니
어찌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었겠어.
이제는 대학로에 발길이 닿아도 너를 볼 순 없겠지만 어디 가던 너를 볼 수 있을 거야.
함께 앉던 벤치에도 함께 밥을 먹던 식당에서도 함께 연극을 보던 공연장에서도
네가 없는 곳은 없었으니까.
이런 예쁜 세상을 처음 보여준 너를 잊을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난들 다른 사람을 만난들 나를 여기까지 데려다 놓은 건 너니까
이렇게 가끔 생각나겠지만, 다음번 생각났을 땐 그땐 맘이 조금은 덜
아팠으면 해 우리 충분히 행복했었으니까
언젠가 끝이 날지는 잘 모르겠지만, 충분히 아파하면서 조금씩 보내볼게
글쓴이 -d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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