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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까만 나무가 하얗게 그을려갔다.
새까맣게 뒤덮여 버려서 잘 보이지도 않던 게,
켜켜이 쌓여서 알아볼 수도 없던 게
활활 타버리더니 이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달이 사라졌다.
흐릿하게 게슴츠레 눈만 살짝 내놓던 달이 구름에 잠겼다.
너무나 타올라서 달빛도 필요 없었나 보다.
아득한 달빛을 그리워하진 않겠다.
달빛이 사라져도, 다 타버려 재만 남아도 어둠이 무섭진 않으니까.
새까만 나무가 즐비한 숲이라면
나는 이제 새하얀 잿가루 뿌려서 지르밟고 지나갈 테니가.
글쓴이 -d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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